진보·보수단체들이 주최한 도심 대규모 집회가 29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진영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도로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주사파 척결 주장과 함께 ‘이재명·문재인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주최 측 추산 1만명 참가자가 참석했다.
오후 5시부터는 촛불전환행동이 주최한 정부 규탄 집회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도로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등을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날 촛불행동 참석자를 3만명으로 집계했다.
촛불행동은 집회 후에는 3차선 도로를 통제한 가운데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했다. 지난주 촛불집회에서는 숙대입구역까지만 행진이 허용됐으나 이날은 삼각지역 인근까지 집회 행렬이 이어졌다.
촛불집회 행렬은 약 1시간 동안 행진해 삼각지역 인근에 다다랐다. 하지만 경찰이 삼각지역에서 앞서 집회 중인 보수단체들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이중으로 친 차벽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촛불집회 후 진보 단체들이 대통령실이 있는 신용산 방향으로 행진을 예고한 만큼 충돌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는 촛불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의 집회를 이날 오후 4시부터 삼각지역 11번 출구 앞에서 개최했다.
지난 22일부터 대규모로 이어진 진보·보수단체 집회는 각자 정치구호를 외치는 것을 넘어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매주 집회를 열고 있고 진보단체 또한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까지 집회를 강행하겠단 태도를 보여 도심 혼란이 예상된다.
이날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한 70대 A씨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주 전국에서 진보 세력들이 모여들어 자신들의 주장이 국민 대다수의 생각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봤다”며 “애국 보수를 사랑하는 시민으로 진보 세력에게 지지 않기 위해 오늘 집회에 나섰다. 다음 주에도 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 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경기 안양에서 온 30대 직장인은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자로 10월 초 8차 집회부터 꾸준히 참석했다”며 “미국 방문해 ‘이XX’라고 욕설해놓고도 무책임하게 사과도 안 하고 그냥 지나가는 모습에 분노했다. 또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대통령과 유착하는 모습에 감사원장이 꼭 처벌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촛불집회 참석자는 “지난주에도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오늘도 윤석열 퇴진을 외치기 위해 나왔다”며 “매주 집회가 열린다고 하니 매주 가족과 함께 참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그동안 집회·시위를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참가 인원을 집계해 왔지만 이날 집회부터 참가 인원 집계를 별도로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앞서 밝혔다.
황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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