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 계열사 역대 최대 인적 쇄신
임원 22% 퇴임… 규모 13% 축소
‘슬림화’로 의사결정 속도 높여
화학군 대표 13명 중 10명 교체
3년째 승진 신 부사장 전면 나서
60대 이상 임원 50% 이상 퇴임
70년대생 대표 12명 새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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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롯데그룹이 계열사 대표 21명을 교체하고 임원 규모를 13% 축소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신동빈(69)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8) 롯데지주 전무는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롯데그룹은 28일 롯데지주를 비롯한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내년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전체 임원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조직을 슬림화했다. 임원 22%가 퇴임하면서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13%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1년 임원 인사보다 축소 폭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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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장
부진의 핵심인 화학군은 총 13명의 대표이사 중 10명을 교체했다. 임원 규모도 30% 줄였다.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은 책임지고 용퇴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인 이영준(59)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는다. 이 신임 사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도 겸임한다.
면세 업황 악화로 매출이 꺾인 호텔롯데는 호텔·면세점·롯데월드 3개 사업부의 대표이사를 전부 교체했다. 호텔롯데 대표는 정호석(58)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맡는다. 정 부사장은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위탁 운영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3세 경영도 빨라진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던 신 부사장은 3년 연속으로 승진했다. 2020년 일본롯데 입사 이후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을 맡아온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 향후 경영 전면에 나서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 안착을 주도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체질 개선과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도 눈에 띈다.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물러나고, 김동하(54) 롯데면세점 대표와 김경엽(54)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등 70년대생 대표이사 12명이 신규로 선임됐다. 롯데는 “연공 서열을 파괴하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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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사장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인 노준형(56)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의 미래 먹거리를 담당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원직 대표가 물러나고 다음달 11일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 대표를 영입하기로 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을 비롯한 식품·유통 계열사의 대표는 유임됐다.
롯데그룹 계열사는 최근 불거진 유동설 위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 6000억원 규모의 보유 토지 자산에 대한 재평가에 나선다. 자산가치를 시세대로 반영하면 재무 여건과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은서 기자
2024-11-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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