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중심’의 경기도의회가 본질을 잃고 길을 헤매고 있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전반기 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배분 등을 위한 원구성 협상에 진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도의회에 따르면 양당은 지난 22일 회동을 가졌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돌아섰고, 이후에는 협상을 따로 재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는 25일 본회의도 무산될 예정이다. 11대 도의회 첫 개원일인 지난 12일 첫 본회의가 5분 만에 정회된 뒤 19일 2차 본회의에 이어 25일 마지막 본회의마저 무산된 것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원구성을 하겠다는 것이 양당의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방안 없이 협상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미연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주 협상 뒤로는 (민주당에서) 연락이 없다”며 “여전히 진전 없이 팽팽한 상황”이라고만 설명했다.
황대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속한 원구성으로 8월 초라도 원포인트 임시회를 통해 추경 같은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자는 쪽으로 양당이 검토하는 중”이라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부분은 진전이 없다. 지난주 이후로 연락이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원구성과 큰 연관이 없는 경제부지사 조례 공포, 산하기관장 추천권 등 부차적인 사안을 놓고 비난만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도의회 여야의 교착상태로 도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도의회에 제출한 추경예산안 처리도 불투명해지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2일 경기도청앞에서 집회를 열고 “추경안이 서민경제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도의회는 조속히 원 구성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도의회는 지금 식물의회라는 오명을 쓴 채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며 “자당의 이익에 매몰돼 도민의 힘든 삶은 안중에도 없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20일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역시 성명서를 통해 “조례안·예산안 심사를 통해 경기도민의 민생을 챙겨야 하는 도의원들이 당리당략에 빠져 경기도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파행으로 경기도민에게 피해를 주는 정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무책임한 태도를 내려놓고 원구성을 위한 협상에 성실히 임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 경기신문 = 허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