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의 배우 모두 주인공
그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케미
배우들 모두 정확한 발성·뛰어난 대사전달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이사장 유동근)가 설립한 한국대중문화예술원(K-PAEC) 출신 배우들이 참가해 무대에 올린 연극 ‘블랑 드 누아’가 성황리에 끝났다.
대학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하고 K-PAEC에서 정규, 심화과정을 수료한 배우 여섯 명은 지난 5~6일 서울 홍릉 콘텐츠문화광장에서 미스터리 연극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라는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1958년에 출간된 로베르 토마의 희곡 ‘8명의 여인들(8 femmes)’을 바탕으로 한 ‘블랑 드 누아’에서 6명의 배우 모두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어나갔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 가족들이 파리 근교 저택에서 모였지만 폭설로 외부와 고립된 가운데 집안의 유일한 남자인 아빠 마르셀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여섯 명의 여인 모두 용의자로 의심받는 상황. 여기서 배우들은 각자의 심리상태를 디테일하게 표현해나갔다. 여섯 명 모두 발음이 정확해 대사가 객석으로 잘 전달되었다.
젊은 엄마 ‘가비’ 역을 맡은 박지수, 미스터리한 ‘피에렛’ 역의 한채은, 조금 도발적인 예쁜 하녀 ‘루이즈’ 역의 한호정, 까칠한 이모 ‘오귀스틴’ 역의 이은정, 똑똑한 막내딸 ‘카트린’ 역의 우가은, 영국 유학중 집으로 돌아온 첫째딸 ‘쉬종’ 역을 맡은 신우인 등 배우들이 모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모두가 용의자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6명의 여자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생각해보고,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면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말에 도달했다.
여섯 명의 배우들이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준데다 이들이 주고받는 대사와 표정연기에서 인간의 리얼한 심리를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요즘 추세에 걸맞는 빠른 전개와 각 배우들의 에너지가 합쳐져 70분이라는 시간동안 단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김석주가 연출한 이번 연극 ‘블랑 드 누아’는 K-PAEC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인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수료생들로 이뤄진 팀으로 구성됐다. 배우들의 의상을 제공한 서경대 ‘무대의상연구소’를 비롯한 ‘우종민 음악감독’ 등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스탭진들이 참여한 작품으로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대와 의상, 음악이 공존한 작품이다.
이날 선보인 무대의 객석에는 영화·드라마 제작자, OTT, 드라마PD, 기획제작사 관계자들이 대거 왔는데, 차별화된 연기를 펼친 배우들에 대해 호평 일색의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다.
유동근 한국대중문화예술원장은 “‘블랑 드 누아’ 공연이 있기까지 땀 흘린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한국대중문화예술원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 수고하는 K-PAEC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면서 “우리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일궈놓은 문화매력국가의K-컬처는 ‘불랑 드 누아’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여러분 같은 배우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우리 K-PAEC의 자존이며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K-PAEC 수료생들의 ‘블랑 드 누아’ 공연 다음날인 12월 7~8일에는 K-PAEC 막내들인 8기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또 지난 9일에는 K-PAEC 출신 배우와 K-POP보컬, 안무가들이 함께 하는 합동공연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