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대웅 김정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증권 등 현대차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금융복합기업집단법 시행에 따른 첫 정기검사에 나선다. 이들 회사에 대한 내부통제, 계열사 간 내부거래 등 위험관리 실태평가를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앞서 상반기엔 6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자본적정성을 따지는 수시검사를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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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 현대캐피탈을 대상으로 3주 일정의 현대차 금융복합기업집단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가 정한 금융복합기업집단 대표기업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대캐피탈을 통해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 계열사 간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자본적정성, 내부거래 등 실태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이 금융복합기업집단 정기검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지 않지만 사실상 금융그룹이나 다름없는 대기업 금융집단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금융복합기업집단법 시행으로 도입된 개념이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받는 기업은 10개사(KB·신한·하나·우리·NH·BNK·DGB·JB·메리츠·한국투자)뿐이다.
이외 대기업 금융회사들은 계열사 간 대주주 출자, 간접 내부거래 등이 활발하면서도 직접적인 지배종속 관계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금융지주회사법 망을 피해왔다. 한 회사에서 위험이 발생하면 다른 회사로 전이될 수 있는 구조인데도 리스크 관리가 소홀했던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 등 6개사를 첫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정했고, 올해 다우키움을 추가했다.
금감원이 금융복합기업집단 정기검사 1호 기업으로 현대차를 정한 것은 해외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금융의 대표기업인 현대캐피탈은 자산 중 3분의 2가량이 해외 자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7개 가운데 현대차의 국내 자산순위는 6위지만, 해외 금융회사를 포함한 소속 금융사 수(44개)는 2위에 달한다. 자산이 7배 가까이 많은 삼성(34개)보다 많다. 해외 영업환경 악화시 위험이 국내로까지 급속도로 전이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금감원은 다만 업권별 검사 인력을 감안한 결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검사는 금융그룹감독실과 더불어 보험검사국이나 여신금융검사국 등 업권을 직접 담당하는 검사 인력도 함께 나가기 때문에, 여러 부서의 연간 검사 일정을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지난 상반기엔 6개 금융복합기업집단에 대해 수시검사를 벌였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들 기업에 대한 첫 수시검사로 자본적정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계열사간 자기자본 총액에서 중복자본을 차감한 금액(통합자기자본)이 집단 수준의 추가 위험을 고려한 최소 자본기준(통합필요자본)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 비율은 △삼성 281.82% △한화 182.88% △미래에셋 154.47% △교보 258.18% △현대차 175.76% △DB 199.13% 등으로 모두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11월 현대차를 제외한 5곳 가운데 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두 번째 정기검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