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영·미 순방을 ‘비굴 외교’ ‘막말사고 외교’로 규정하며 정치 쟁점화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은 22일 오전부터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기는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며 “윤석열정부의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크게 실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앞다퉈 성토에 나섰다.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말로 혈맹의 의회를 지칭했다”며 “외교 성과는 전무하고 남은 것이라곤 ‘이 XX’뿐”이라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윤 대통령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만 쓴 육두문자가 아니었다”며 “외교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한·미 정상 간 ‘48초 환담’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약식회담 관련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순방 현안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었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48초짜리 짧은 만남에 그쳤다”며 “만나지 않겠다는 기시다 총리는 행사장까지 찾아가 만났는데 (정부는)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발표했지만,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이 아니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안에선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 논란 등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더니, 나가선 굴욕 외교로 국제적 망신만 당하며 국민을 부끄럽게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도 ‘외교 참사’를 강력 규탄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어떻게든 혹 좀 떼어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혹을 더 붙여 온 격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 정말 X팔린 건 국민입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윤 대통령 순방을 주제로 정부와 야당이 충돌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의 공식 행사장에서 미국 국회는 ‘이 XX’로, 미국 대통령은 ‘쪽팔려’ 한 방으로 보내버리셨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 말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들어갔느냐”며 공식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미국에 사과하도록 권하겠느냐’는 강선우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미국 측에서 그렇게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하며 “기본적으로 사적인 얘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총리는 ‘총리가 사태의 책임을 질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외교 참사 비판을 수용하느냐’는 물음엔 “수용하지 않는다. 그것이 어떻게 참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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