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양육’ 경력 단절로 가입 기간 짧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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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종로5가역에서 한 노인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2023.2.8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 직업을 갖는 여성이 늘면서 국민연금 제도의 혜택을 받는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남성과 비교하면 성별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국민연금 여성 가입자 수는 1015만명으로, 1999년 말(472만명)과 비교해 2.2배로 증가했다. 전체 가입자에서 여성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29.0%에서 45.7%로 올랐다.
해당 통계는 최소 가입 기간 10년 이상의 국민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주부나 무직인 여성은 제외한 수치다.
노령연금(수급 나이에 도달해 받는 일반적인 형태의 국민연금)을 타는 여성 수급자 수도 2023년 11월 209만명으로, 1999년 말(3만명)과 대비해 무려 62.5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노령연금 여성 수급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9.5%에서 38.3%로 전체 10명 중 4명에 달했다.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 수급자의 월평균 급여액도 계속 늘어 1999년 말 17만 3362원과 비교해 2023년 11월 39만 845원으로 2.25배 증가했다. 특히 월 100만원 이상의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 수급자의 수는 2010년에는 33명에 불과했지만, 2023년 11월에는 2만 6697명으로 급증했다.
2023년 11월 기준 남성의 경우 노령연금 수급자 수(336만명), 월평균 급여액(75만 6898원), 월 100만원 이상 수급자 수(65만 1941명) 등과 비교해서는 한참 밑도는 수치다.
소득수준별 격차와 성별 격차,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
여성은 남성보다 국민연금 수급자 자체가 적다.
통계청의 2022년 자료(2021년 기준)를 보면 65세 이상 수급자 중 남성은 239만 5000여명, 여성은 181만 9000여명이었다. 해당 연령대 동일 성별 인구 대비 수급자의 비율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64.4%와 37.5%로 조사됐다.
국민연금공단의 ‘성별 연금 격차의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년 이상 장기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후 연금을 타는 사람의 수가 남성 72만 8900여명, 여성 12만500여명으로 남성이 여성의 6.0 배에 달했다.
여성의 경우 노령연금보다는 유족연금 같은 파생적 수급권을 통한 수급자가 많았다. 50세 이상 여성 수급자 수는 187만 7700여명이었는데, 이 중 78만 5200여명이 이런 식으로 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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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자료사진. 123RF
30대 여성 경력 단절 경험에 국민연금 가입률 낮아
이는 여성이 출산과 양육으로 경력 단절을 겪는 등의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출산과 양육으로 많은 30대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경험하면서 국민연금 가입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20대까지는 남녀의 국민연금 가입률에 차이가 작다. 오히려 20대 초반까지는 남성의 군 복무로 인해 여성 가입률이 더 높다. 하지만 30대부터 여성의 가입률이 낮아져 30대 후반에는 남녀 가입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50대 후반에도 다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이다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출산과 양육 등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경력 단절이 국민연금 가입 단절로 이어지지 않게 크레딧을 확대하는 등 성별 연금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