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사업 피고인들과 함께 불법대선자금을 주고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유착관계를 맺은 이들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구체적 물증을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개발사업과 연계된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또다른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실장에 대한 소환조사 시점도 임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8일 김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변호사)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기획실장, 남욱 변호사 등 3명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김 부원장에게는 이 대표가 제20대 대선 민주당 경선을 치르던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과정에서 남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전달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유 본부장과 정 변호사는 김 부원장과 공모한 혐의, 남 변호사는 김 부원장 등에게 정치자금법에 위반되는 방법으로 돈을 기부한 혐의다. 검찰은 이들이 대장동 개발과정에서 유착관계를 맺어 금품제공과 선거지원에 따른 사업상 특혜를 주고 받았고, 다만 유 전 본부장이 중간에 1억원을 가로채 실제로는 6억원이 김 부원장에게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김 부원장을 구속한 전후, 대장동 특혜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욱-정민용-유동규’에서, 김 부원장으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을 추적해왔다. 김 부원장은 이날 곧장 입장문을 내고 “대장동 공범으로 몰아가려고 검찰이 창작소설을 쓰고 있다.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반발했다. 반면 지난달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난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수사와 자신의 재판 등에서 2014년 지방선거, 2014년 명절, 2019~2020년 등에 각 수천만원씩 돈을 건냈다는 내용의 진술과 증언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 기소 이후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김 부원장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여러해에 걸쳐 돈이 결국 어디로 전달됐는지,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1억여원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정 실장에 대해서도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유착관계가 형성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성남시 정책실장이었던 그가 위례·대장동 사업 추진 관련 특혜를 대가로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혐의는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며 “범행경위와 공모관계 설명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정 실장과 이 대표도 공소장에 적시됐다”고 설명했다.
강한·박선정 기자 strong·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