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증축 의혹’ 충돌… 野 “김여사 연관” 박상우 “관계 없는 사안”
22대 국회 국정감사가 첫날인 7일부터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벌어진 고성을 동원한 난타전으로 얼룩졌다. 국정감사를 통해 소위 탄핵의 스모킹 건을 찾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가 열린 10개 상임위 중 절반 이상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 공세’라고 비난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인인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의 김태영·이승만 대표가 나타나지 않자 동행명령장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업체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의 계약으로 따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동행명령장 의결에 반발해 퇴장했고 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 의원들은 이들을 직접 데려오겠다며 성동구 21그램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에 행안위는 개시 1시간 30분 만에 중지됐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사무실 문이 잠겨 증인 동행에 실패했고,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증인으로 세워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도 야당은 김 여사를 겨낭해 공세를 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제출한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 관련 업체들의 공사 대장에 비공개 항목이 많다며 “21그램과 김 여사 관련 공사 건이 확인될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자 한 의원은 “조용히 해 달라. 오늘 한번 난장판 만들어 봐요?”라고 응수했다.
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21그램은 코바나컨텐츠와 연관 있는 업체”라며 진상 파악을 요구했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 정책이나 행정과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국토위는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김태영 21그램 대표와 황윤보 원담종합건설 대표, 이일준 디와이디 대표 등 3명에 대해 오는 24일 종합감사 출석을 요구했다.
국토위 국감에서는 윤종군 민주당 의원이 박 장관의 관용차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에 허위 매물로 올려 논란이 일었다. 윤 의원은 중고차 허위 매물이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는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하려 박 장관의 관용차(카니발)를 5000만원에 매물로 등록했다고 했고 박 장관은 “저한테 양해받은 건가”라며 항의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당근마켓에 본인 동의 없이 올리는 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국정감사는 10여분간 정회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김 여사가 KTV의 무관중 국악 공연을 일부 인사들과 관람했다는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KTV의 방송 기획관과 PD 등을 15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와 안면이 있는 인사가 (공연을 위해) 온다고 하니 잠시 가서 인사를 하고 지켜봤다는 것이 KTV의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소위 ‘이재명 재판’은 대부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법 재판선고는 합계 1년 이내에 반드시 하게 돼 있지 않냐”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1월 15일로 예정돼 있는데 그날 선고가 된다 해도 1심만 26개월, 즉 799일이 걸린다”고 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외교부 3급 기밀문서를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외교부가 주재 공관에 보낸 전문(2030 부산 엑스포 판세 메시지)을 공개했는데, ‘한국이 과반 득표로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틀린 분석이 담겼다. 이에 대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문건을 어디서 입수했냐”며 3급 기밀문서가 공개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고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국기를 흔드는 것이고 범죄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