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통계청, 국민대차대조표 발표
지난해 국민순자산 2경 380조원
증가폭은 ‘11.1%→2.2%’ 둔화
집값·주식 하락에 가계 자산 타격
비금융자산 가격 IMF 후 첫 감소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가 처음으로 2경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집값과 주가 등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가계 순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주택과 토지 등 비금융자산의 가격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1998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2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순자산(國富)은 2경 38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2% 증가했지만 증가세는 지난해(+11.1%)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국민대차대조표는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들의 자산 및 부채 등을 집계한 자료로 국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국민순자산의 증가세를 꺾은 것은 지난해 본격화된 부동산 가격 하락이었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899조 2000억원 증가했던 토지자산이 118조 9000억원 줄며 감소 전환했고 2021년 625조 2000억원 증가했던 건설자산은 지난해 213조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반정부(5242조원, +2.6%)와 비금융법인(3392조원, +21.6%), 금융법인(509조원, +4.5%)의 자산은 모두 증가했지만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산(1경 1236조원)만 317조 8000억원(-2.8%) 감소하며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의 절반을 주택(51.0%)이 차지하고 있어 지난해 부동산시장 위축의 타격으로 비금융자산이 302조 7000억원 감소한 데다 주가 하락으로 금융순자산도 15조 1000억원 줄었다. 한은과 통계청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을 추계 가구수로 나눠 가구당 순자산액을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출된 지난해 말 가구당 순자산은 5억 2071만원으로 전년(5억 4301만원) 대비 4.1% 줄었다. 이를 시장환율(2022년 중 미 달러당 1291원)로 환산하면 40만 3000달러로, 전년(47만 5000달러) 대비 줄어 일본(49만 2000달러)에 밀렸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2021년 7.7% 뛰었던 전체 비금융자산 가격은 지난해 -0.4% 하락 전환했다. 전체 비금융자산의 가격이 내려간 것은 1998년(-4.1%)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부동산(토지+건물) 자산은 1경 4710조원으로 전년 대비 34조 9000억원(-0.2%) 감소로 돌아섬에 따라 전체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8%로 전년(77.1%) 대비 줄어들었다. 비금융자산 대비 부동산의 비중이 줄어든 건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