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당 대표가 지난 2월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 어묵가게에서 어묵을 먹고 있는 모습. © News1 |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핵관을 넘어 대통령에 대한 비난까지 쏟아내자 ‘이제 더 이상 이준석 대표를 위해 중재 노력을 하지 않겠다’며 손을 놓아 버렸다.
홍 시장은 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 내부 분열로 박근혜 정부가 탄핵 당하고 지난 5년 동안 한국 보수 진영이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고 술회한 뒤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이뤘으나 새 정부의 미숙함과 또다시 그때와 같이 내부 분열 세력들의 준동으로 윤석열 정권은 초기부터 극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며 장탄식했다.
이어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징계를 당한 당 대표가 밖에서 당과 대통령에 대해 공격하는 양상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꼭 지난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 시킨다”고 크게 걱정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이미 이준석 대표는 정치적으로 당 대표 복귀가 어렵게 됐다”며 이날 전국 상임위가 현 당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판단, 비대위 출범의 물꼬를 튼 일을 지적했다.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 대표는 당대표 자격을 상실한다는 지적이다.
홍 시장은 “(이 대표에게) 자중하고 사법절차에만 전념하라고 그렇게 말씀드렸지만 그걸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며 이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즉 “당 대표쯤 되면 나하나의 안위보다는 정권과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거늘 지금 하는 모습은 막장정치로 가자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홍 시장은 “지금까지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중재를 해보려고 여러 갈래로 노력했지만 최근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젠 그만 두기로 했다”며 이 대표에게 ‘헤어질 결심’을 통보했다.
다만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올 그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마음의 문을 영원히 걸어 잠그지는 않겠다고 알렸다.
지난 달 8일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는 전국을 돌며 장외 여론전을 펼치다가 최근 최고위가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상임위·전국위 소집을 결정하자 강력 반발했다.
특히 전날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이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는 말을 해선 안됐다며 윤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이에 친이준석으로 분류되고 있는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날 “당이 가려는 길이 틀렸다고 해도 이쯤해서 손을 떼어 달라”며 이준석 대표에게 간곡히 당부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