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2022-09-01 17:45
대선 때 ‘백현동 특혜·故김문기’ 관련 허위발언 혐의
檢, 제1야당 대표 신분에 공소시효 임박해 중앙지검·성남지청 합동 조사
민주 “짜 맞춘 각본 따라 수사…정치보복에 강력히 맞서 싸울 것”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보배 기자 = 검찰이 이른바 ‘백현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6일 소환 조사한다.
오는 9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만큼 소환조사를 통해 사건 처리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이상현 부장검사)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 측에 이날 출석요구서를 전달했다. 검찰은 오는 6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허위사실이라고 지목된 이 대표의 발언은 두 가지다.
우선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출석,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이 대표는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용도변경을 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취득하는 것은 성남시에서 수용할 수 없으므로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 대표 주장과 달리 성남시가 용도 변경에 선을 긋다가 돌연 입장을 바꾼 사실이 공문으로 확인됐다며 같은 달 27일 이 대표를 고발했다. 사건을 1차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26일 이 대표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발언한 것도 문제가 됐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 대표와 김 처장이 장기간 해외 시찰을 함께 다녀온 점 등을 근거로 이 대표가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수사해 왔다.
검찰은 당사자인 이 대표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주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 신분인데다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해 여러 번 소환하기 어려운 만큼 6일 두 검찰청 소속 검사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합동 조사’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전례 없는 제1야당 대표 소환 통보에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며 “사정기관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사실 확인이 됐음에도 ‘묻지 마 소환’을 자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우선 백현동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 “당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등 공기업 이전 부지 용도변경을 두고 국토부가 ‘중앙정부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얘기까지 하며 성남시 공무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는 취재기자의 증언이 공개돼 이 대표 발언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심지어 당시 성남시의회에서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대장동 공영개발을 막았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넘쳐 이 대표 발언의 진실성을 입증하고 있는데도 검찰은 명백한 증거를 일부러 무시하고 짜 맞춘 각본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 처장과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성남시 재직 당시 산하기관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방송 인터뷰가 소환을 감행할 만큼 중대한 허위사실인지 묻고 싶다”며 “국민을 섬기는 참된 검찰이라면 말꼬리를 잡을 것이 아니라 무리한 수사로 권한을 남용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거듭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소환 요구”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사건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고발사건은 줄줄이 무혐의 처분하면서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니 황당하다”고 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권력을 잡으면 경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더니,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나서서 야당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과 경쟁했던 대선후보이자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정치보복에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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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17: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