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반응 살피는 日정부
이르면 이번주 최종 증명서 발부
증명서 나오면 언제든 방류 가능
현지 어민들 반대 등 강행 땐 역풍
기시다 주변국에 계획 설명 지시
그로시 IAEA사무총장 역할 주목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고 최종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빠르면 이번 주말이라도 오염수 방류를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내외의 반응을 보고 오염수 방류 시기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7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시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한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
앞서 IAEA는 지난 5월 31일 발표한 6차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당시 IAEA는 도쿄전력의 오염수 시료 분석 결과와 한국을 포함한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해외 각 실험실 7곳의 시료 분석 결과를 비교했다. IAEA는 도쿄전력이 시료를 채취하는 절차와 방법이 적절하며 방사성핵종을 분석하는 기술 역량에서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IAEA 최종 보고서 발표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개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염수를 방류하기 위해서는 방류 시설 공사,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류 설비 최종 검사, IAEA의 방류 계획 검증 등 3단계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방류 시설 공사는 지난달 26일 완료됐고 IAEA의 최종 보고서는 이날 발표됐다. 원자력규제위의 방류 설비 최종 검사는 지난달 28~30일 이뤄졌고 이르면 이번 주중 최종 검사 증명서가 발부된다. 최종 검사 증명서만 나오면 일본 정부는 언제라도 오염수 방류를 단행할 수 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시기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후쿠시마현 등 오염수 방류에 영향을 받는 어민들의 반대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2015년 후쿠시마현 어민에게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만큼 IAEA의 인정을 받았다고 해도 방류를 곧바로 강행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의 반대가 거센 것도 일본 정부가 신경 쓰는 부분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30일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등 오염수 방류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국내는 물론 외국을 상대로 방류 계획을 정중하게 설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 방문을 마치자마자 오는 7~9일 한국을 방문하는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내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한국에 방류의 안전성을 설명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야당이 주도해 방류에 반대하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