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대비 경제·안보회의
“가급적 빨리 친교 시간 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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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 경제 및 안보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윤 대통령은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 통상, 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임기반환점을 맞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기회와 위기 요인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새롭게 출범할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수시로 챙기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가 화석연료에 대해서도 유연한 정책을 쓴다고 하면 침체된 우리의 석유·화학 분야도 종전과 같은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공약인 ‘화석 경제 부활’에 따라 화석연료 관련 산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언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AI(인공지능), 첨단바이오, 양자 같은 미래 전략 산업은 동맹국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과의 협력이 지속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챙겨 달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새로운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통상 분야는 정부 지원이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준다”며 “공무원들끼리 책상에 앉아서 얘기하지 말고, 많은 기업 관계자를 직접 만나서 대화를 많이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와 관련, “국방 분야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 분야에서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며 “잘 챙겨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계속 점검해야 할 것 같다”며 “향후 두 달 동안 새 행정부의 정권 인수 작업이 진행될 텐데 다양한 정보 채널을 가동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잘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자와 지난 7일 전화 통화를 했는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에 별도로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 분야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윈윈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조선업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불확실성과 도전 과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응 여하에 따라 기회 요인이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정부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 정책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 박춘섭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인성환 2차장·왕윤종 3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이 한국에 대한 핵 공격 감행을 결정한다면 이는 매우 비이성적인 행동”이라며 “북한이 핵 공격에 나선다면 한미 핵 기반 안보동맹에 기반해 즉각적인 핵 타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내 핵무장 여론에 대해서는 “저는 핵비확산조약(NPT) 체제를 아주 철저하게 존중·준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뉴스위크는 표지 사진과 커버스토리로 윤 대통령의 인터뷰를 다뤘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북한군 참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이 격화된다면 우크라이나 방어에 도움이 되는 조치도 우선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에 대해 “만약에 무기 지원을 하면 방어 무기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영 기자
2024-11-11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