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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행을 점치는 전문가는 챌린저컵을 시작하기 전에도 거의 없었다.
안방에서 치르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2023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을 확보하고,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현재 32위인 세계랭킹을 빠르게 끌어올린다는 구상도 ‘비현실적인 희망’이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챌린저컵 준결승에서 패하면서 VNL 출전은 불발됐고, 파리행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남자배구는 ‘세계의 높은 벽과 더 부딪혀봐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임도헌(50) 대표팀 감독도 30일 서울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챌린저컵 준결승전에서 튀르키예에 세트 스코어 0-3(24-26 21-25 22-25)으로 패한 뒤 “강한 팀과 계속 붙어야 우리 선수들이 성장한다”며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해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감독은 “한국프로배구 V리그에서 블로킹을 내려다보며 공을 때린 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자신보다 훨씬 높은 블로킹을 눈앞에서 본다”며 “그런 높은 벽을 봐야, 그 벽을 뚫을 방법도 보인다. 블로킹을 이용해 득점하는 기술은 훈련만으로 완성할 수 없다. 국제대회에서 직접 시도해 봐야 높은 블로킹을 상대로 득점하는 법을 체득할 수 있다”고 설명을 보탰다.
이날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속공을 거의 시도하지 못했다.
튀르키예의 높고 빠른 블로킹 벽이 한국 센터들의 발을 묶어놨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그렇게 센터 속공을 쓰지 못할 때 파이프(중앙 후위) 공격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런데 파이프 공격을 하려면 서브 리시브가 안정적이어야 하고, 공격수의 움직임도 기민해야 한다”고 했다.
파이프 공격을 할 때 세터는 센터 속공보다 조금 느리게 세트를 하고, 실제로 공격하지 않는 센터도 상대를 속이기 위해 ‘공격 동작’을 취재야 한다. 공격수의 빠른 움직임도 필수다.
방법은 알고 있지만, 아직 파이프 공격을 자주 시도할 만큼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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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헌 감독은 그동안 영상 등으로만 보던 ‘세계 배구의 흐름’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임 감독은 “세계적인 팀은 속공도 속도 조절을 하고, 스파이크의 강약도 조절한다”며 “더 효과적인 공격을 해야 세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임 감독은 단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대표팀을 이끌 계획이다.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된 전광인(현대캐피탈)과 정지석(대한항공)이 대표팀에 합류하면 지금보다 좋은 경기력을 갖출 수 있다. 두 핵심 레프트가 없는 상황에서도 나경복(우리카드), 황경민(삼성화재) 등이 잘 버텼다”며 당장 성적을 내야 할 경기에서는 ‘기존 자원’을 활용할 뜻을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1998년생) 허수봉과 (1999년생) 임동혁, 신체조건을 갖춘 젊은 날개 공격수를 동시에 기용해야 한국 대표팀의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강한 서브를 실수 없이 넣는 훈련도 할 것”이라며 “(8월 7일부터 14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컵에서는 허수봉과 임동혁을 동시에 기용할 생각이다. 이 전략이 통하면 센터진의 열세를 만회할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취적인 실험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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