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급등에 이자 부담을 느낀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상가 등) 소유자들이 보유 자산을 단기간에 다시 매도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집합건물을 매도한 사람 중, 매수 이후 3년 이내 매도한 비율이 26.1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등을 판 사람 4명중 1명 이상은 3년도 소유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국 집합건물 보유기간 3년내 매도인 비율은 지난해 2분기 25.38%를 기록한 후, 3분기와 4분기 각각 20.11%, 21.62%를 보였다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올해 1분기 23.8%로 올라선 후 2분기에 다시 급증했다.
보유 1년 이내에 매도한 매도인 비율 역시 2021년 3분기 7.16%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8.49%, 9.92%까지 상승했다.
서울 지역 역시 보유 3년내 매도인 비율은 2021년 3분기 17.29%에서 올해 2분기 24.16%로, 같은 기간 보유 1년내 매도인 비율은 5.86%에서 7.64%로 증가했다.
이 같은 비율은 특히 최근 매매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 더욱 주목된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분기 42만2042건을 기록한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 등기(매매) 신청건수는 올 2분기 24만8633건으로 급감했다. 최근 조정장에서 자산가들은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버틸 수 있지만 서민들은 이자 부담으로 먼저 가진 자산을 매도했기 때문에, 거래량 감소가운데 단기간 보유자들의 매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직방이 조사한 주택담보대출 전분기 대비 증감액 추이를 보면 직전까지 10조~20조원 정도의 증감액을 보이다가 2020년 4분기(36조2910억원), 2021년 1분기(33조2770억원)에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직방은 “당시 저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얻어 구입한 집합건물들은 최근 단기 급등한 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처분 압박이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 구간별 대출비중 역시 높은 금리구간 대출액 비중이 늘고 있다. 1년 전인 2021년 1분기에는 3% 이하 금리 비중이 78.6%에 달했지만 현재는 3% 이상 금리 비중이 83.3%로, 금융비용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직방은 밝혔다.
직방은 “매물이 적체되면서 적기에 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 부동산 보유에 따른 비용과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지면서 장기 보유보다는 처분을 선택하는 매도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면, 이자를 갚지 못한 이들이 서서히 나오게 되고, 이렇게 되면 보유 주택을 팔거나 경매로 넘기게 되는 경우들이 점차 늘게 된다”며 “실수요자라면 시장을 관망하면서 내년 정도에 이 같은 매물들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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