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이틀 전이었던 11월 9일, 대통령실이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왔다”며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MBC가 지난 9월 미국 순방 중 나온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는 점, MBC ‘PD수첩’에서 김건희 여사 대역 출연을 고지 없이 방송했다는 점 등을 언급했습니다.
MBC 전용기 탑승불허 외에도 순방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 통제’는 계속됐습니다. 출입기자단에는 ‘풀(pool) 기자’ 체제가 있습니다. 기자단 중 몇몇이 대표로 취재해 전 언론사에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정상회담 회담장처럼 취재진이 몰릴 경우 행사 진행이나 경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때 꾸립니다. 하지만,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는 풀 기자단조차 들어갈 수 없는 취재가 다수였습니다. 대통령실은 주요 회담을 전속 취재로 전환하며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제공한 내용과 사진만 사용하라는 의미였습니다. 바쁜 일정을 이유로 질의응답도 생략됐습니다. 그러나 전용기 안에서 대통령은 채널A와 CBS 기자를 따로 불러 한 시간 가량 만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CBS 기자의 경우 남편이 검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거부로 시작된 이번 순방길은 윤 대통령의 언론관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사IN 고제규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에 검사 시절 마인드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