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 찬반집회에 여야 기름붓기
이재명 “코리안 킬링필드 열릴 뻔”
국민의힘 “광주가 민주 소유인가”
홍준표 “빛고을 광주가 변하고 있어”
이재명 “상갓집서 살인자 옹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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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사이에 두고… 지난 15일 오후 5·18 민주화운동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아래 쪽)와 반대 집회(위쪽)가 열리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인 동시에 계엄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도시 광주에서 열린 계엄 옹호 대규모 집회를 두고 여야의 여론전도 가열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차 겁탈 살해당하는 모멸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광주가 민주당의 소유물인가”라고 반박했다.
광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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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사이에 두고…
지난 15일 오후 5·18 민주화운동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아래 쪽)와 반대 집회(위쪽)가 열리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인 동시에 계엄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도시 광주에서 열린 계엄 옹호 대규모 집회를 두고 여야의 여론전도 가열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차 겁탈 살해당하는 모멸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광주가 민주당의 소유물인가”라고 반박했다.
광주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광장으로 달려가는 장외 여론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5일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1만명(주최 측 신고)이 집결한 것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차 겁탈 살해당하는 모멸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광주가 민주당 정치인의 독점적 소유물인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격앙된 분위기다. 이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계엄이 시행됐다면 납치, 고문, 살해가 일상인 코리안킬링필드가 열렸을 것”이라며 “5월 광주처럼 대한민국 전역이 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킬링필드는 1970년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크메르루주’의 대학살로 170만명의 주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 대표는 특히 “전두환의 불법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계엄 옹호 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과연 사람인가”라며 “억울하게 죽임당한 피해자 상갓집에서 살인자를 옹호하며 행패 부리는 악마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한달음에 저도 광주로 달려가고 싶었을 만큼 불안했지만 광주는 달랐다.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극우세력들이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모독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탄핵 반대 세력들이 광주 금남로를 찾아 ‘5·18 광주 정신’을 짓밟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금남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윤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의원,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 지역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반응을 “광주 정신 사유화”라고 비판하며 금남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수 성향 집회가 열린 것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반대 집회 자체를 비판할 수는 있어도 광주는 안 된다는 발상은 지역주의와 편가르기 조장이자 반민주적”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이 대표의 논리라면 광주 민주화운동만 중요하고 부산이나 대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광주와 민주주의 그리고 ‘광주 정신’이 오로지 민주당 정치인들의 독점적 소유물인가”라며 “광주는 모든 국민들의 광주다. 반헌법적·반민주적 망동을 자행하며 ‘진정한 광주 정신’을 모욕한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은 국민과 광주 시민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80년대 이후 광주에서 수만명의 군중이 모인 보수단체 집회가 금남로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빛고을 광주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 반대 측 인파가 두 배 이상 많았던 광주의 집회 사진과 영상을 본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 장기 집권하의 광주가 왜 이리 낙후됐느냐며 민주당의 위선을 책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킬링필드’를 거론한 이 대표를 향해 “광주의 비극적 역사는 우리가 숙연하게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건이며,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정치적 고난을 겪었지만, 그 아픔을 자신의 정치 여정에 작위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금남로 탄핵 찬성 집회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재생된 데 대해 “국가원수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17일 딥페이크 음란물로 이를 고발하기로 했다.
손지은·김가현 기자
2025-02-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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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 찬반집회에 여야 기름붓기
이재명 “코리안 킬링필드 열릴 뻔”
국민의힘 “광주가 민주 소유인가”
홍준표 “빛고을 광주가 변하고 있어”
이재명 “상갓집서 살인자 옹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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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사이에 두고… 지난 15일 오후 5·18 민주화운동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아래 쪽)와 반대 집회(위쪽)가 열리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인 동시에 계엄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도시 광주에서 열린 계엄 옹호 대규모 집회를 두고 여야의 여론전도 가열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차 겁탈 살해당하는 모멸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광주가 민주당의 소유물인가”라고 반박했다.
광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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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사이에 두고…
지난 15일 오후 5·18 민주화운동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아래 쪽)와 반대 집회(위쪽)가 열리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인 동시에 계엄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도시 광주에서 열린 계엄 옹호 대규모 집회를 두고 여야의 여론전도 가열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차 겁탈 살해당하는 모멸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광주가 민주당의 소유물인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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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광장으로 달려가는 장외 여론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5일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1만명(주최 측 신고)이 집결한 것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차 겁탈 살해당하는 모멸감”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광주가 민주당 정치인의 독점적 소유물인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격앙된 분위기다. 이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계엄이 시행됐다면 납치, 고문, 살해가 일상인 코리안킬링필드가 열렸을 것”이라며 “5월 광주처럼 대한민국 전역이 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킬링필드는 1970년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크메르루주’의 대학살로 170만명의 주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 대표는 특히 “전두환의 불법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계엄 옹호 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과연 사람인가”라며 “억울하게 죽임당한 피해자 상갓집에서 살인자를 옹호하며 행패 부리는 악마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한달음에 저도 광주로 달려가고 싶었을 만큼 불안했지만 광주는 달랐다.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극우세력들이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모독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탄핵 반대 세력들이 광주 금남로를 찾아 ‘5·18 광주 정신’을 짓밟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금남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윤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의원,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 지역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반응을 “광주 정신 사유화”라고 비판하며 금남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수 성향 집회가 열린 것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반대 집회 자체를 비판할 수는 있어도 광주는 안 된다는 발상은 지역주의와 편가르기 조장이자 반민주적”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이 대표의 논리라면 광주 민주화운동만 중요하고 부산이나 대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광주와 민주주의 그리고 ‘광주 정신’이 오로지 민주당 정치인들의 독점적 소유물인가”라며 “광주는 모든 국민들의 광주다. 반헌법적·반민주적 망동을 자행하며 ‘진정한 광주 정신’을 모욕한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은 국민과 광주 시민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80년대 이후 광주에서 수만명의 군중이 모인 보수단체 집회가 금남로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빛고을 광주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 반대 측 인파가 두 배 이상 많았던 광주의 집회 사진과 영상을 본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 장기 집권하의 광주가 왜 이리 낙후됐느냐며 민주당의 위선을 책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킬링필드’를 거론한 이 대표를 향해 “광주의 비극적 역사는 우리가 숙연하게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건이며,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정치적 고난을 겪었지만, 그 아픔을 자신의 정치 여정에 작위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금남로 탄핵 찬성 집회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재생된 데 대해 “국가원수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17일 딥페이크 음란물로 이를 고발하기로 했다.
손지은·김가현 기자
2025-02-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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