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관장 직무대리 장용준)이 은해사와 공동으로 11월 8일부터 2023년 2월 19일까지 특별전 ‘영남의 명찰순례 Ⅱ: 팔공산 은해사’를 개최한다.
은해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천년을 이어온 유서 깊은 사찰로 인종의 태실수호사찰이자 아미타불을 모신 미타도량이다. 은해사의 역사와 사람 그리고 공간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은해사 괘불(보물)’과 아미타삼존도 등 은해사 소장 문화재와 각종 문헌자료 363점을 선보인다. 특히 거조사 석조오백나한상 526위 중 십대제자, 십육나한 등 30점이 처음으로 박물관에 전시된다. 거조사 나한상은 2023년 1월 15일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는 △제1부 야단법석을 아십니까 △제2부 시작하고 연을 맺다 △제3부 만나고 모이다 △제4부 은해사를 이루다△제5부 수행하고 염원하다 총 5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제1부 ‘야단법석을 아십니까’는 전시의 도입부로서, 은해사 괘불이 관람객을 맞는다. 괘불은 야외의식에 모셨던 대형불화로 부처의 강림을 상징한다. 중앙 홀에 걸린 괘불과 미디어타워의 연출 영상은 전시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관람객이 ‘팔공산 은해사’ 경내로 들어왔음을 알려준다.
△제2부 ‘시작하고 연을 맺다’는 은해사의 창건 때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를 소개한다. 은해사의 옛 흔적을 찾아서 고려시대 묘지명부터 근대에 기록된 사적기까지 과거의 발자취을 돌아본다. 다음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맺었던 인연으로 왕실과 본산으로서의 인연을 살펴본다.
△제3부 ‘만나고 모이다’는 은해사에서 만나고 모였던 다양한 사람들을 살펴본다. 조선시대 은해사는 선비들에게 유람의 명소이자 여러 목적으로 방문했던 장소였다.
이 과정에서 시, 유산기(遊山記) 등 각종 기록을 남겼으며, 편액을 쓰기도 했다. 또한 염원을 갖고 시주한 사람들과 은해사에서 수행한 사람들, 승려장인까지, 은해사와 인연을 맺었던 대중을 조명한다.
△제4부 ‘수행하고 염원하다’는 은해사의 수행과 신앙을 조명한다. ‘거조사 석조오백나한상’은 우리와 닮은 수행자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다음으로 고려시대 거조사에서 정혜결사를 시작한 보조 지눌(1158~1210), 조선 후기 승려장인 퇴운 신겸이 필사한 경전 등을 통해서 수행처로서의 은해사를 돌아본다.
전시의 마지막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산해숭심’ 현판을 만나게 된다. 현판은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라는 뜻처럼 팔공산 속 자연과 어우러지는 은해사의 공간을 함축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주제를 이해하기 쉽도록 꽃과 부처(미디어타워 실감콘텐츠), 은해사를 이루는 소리, 삼라만상, 염불은 극락에 이르는 지름길, 두 부처의 만남 등 다채로운 영상을 공개한다.
은해사는 통일신라시대 809년(허덕왕 1)에 혜철국사가 해안사로 창건했다. 1270년(원종 11)에 홍진국사가 중창했고, 1275년(충렬왕 1)에는 원참이 중건했으며, 1485년(성종 16)에는 죽청과 의찬이 묘봉암을 중창했다.
1545년 인종 원년에 큰 화재가 발생해 사찰이 전소됐으며, 이듬해 1546년 명종 원년에 나라에서 하사한 보조금으로 천교화상이 지금의 장소로 법당을 옮겨 새로 절을 지었다.
이 때 법당과 비석을 조성하여 인종의 태실을 봉하고 ‘은해사’로 개명했다. 1563년 화재로 도량이 소실되고 이듬해에 묘진 스님이 중건했으며, 1589년 선조 22년에 법영대사가 현재의 자리에 크게 법당을 중창하고 사찰의 규모를 확장하는 일대 불사를 이루었다. 현재 은해사에는 39곳의 말사, 5곳의 포교당, 8곳의 부속암자가 있다.
은해사는 불사를 거듭하면서 여러 고승을 배출했다. 신라시대에는 우리나라 불교의 새 장을 열였던 화쟁국사 원효 스님과 해동 화엄종의 초조인 의상 스님이 있고, 고려시대에는 현재 조계종의 종조인 불일 보조국사 지눌 스님, 〈삼국유사〉를 저술한 보각국사 일연 스님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홍진국사가 머문 뒤부터 선교양종의 총본산으로 사격이 고양되었고 화엄학의 대강백인 영파 성규 스님이 이곳을 중창한 뒤로는 화엄교학의 본산으로서 그 명성이 높았다. 최근에도 향곡, 운봉, 성철 스님 등 많은 선지식을 배출했다.
이번 특별전 ‘팔공산 은해사’는 관람객들에게 은해사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 휴식처와 같은 공간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053)768-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