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2단계에도 거래 심리 활발
당국, 2금융권 ‘풍선효과’ 등 점검
둔촌주공 집단대출 관리 강화도
이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은행권 대출 문턱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영끌’ 광풍은 멈추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 속에서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취합한 결과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0조 8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대비 영업일 기준 9일 만에 2조 1772억원 불어난 수치다.
한 달간 무려 8조 9115억원이 늘어난 지난달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영끌’ 수요는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통상 주택 거래량은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치는데 주택 거래 심리는 여전히 활발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주택 매매는 1만 2783건으로 전달 대비 40.6% 급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계속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한국은행은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장기화 여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넘어가는 ‘풍선효과’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집단대출 관련해 농협중앙회에 위험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단지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잔금대출 금융기관에 단위농협인 서울 강동농협을 선정했다.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선 은행권이 소극적인 대출 조건을 제시하자 실망한 재건축 조합이 2금융권까지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2금융권은 DSR 한도가 50%로 40%를 적용하는 1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가 유리하다. 실제 금융위원회의 ‘8월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5000억원 늘어나며 올해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손지연·최재성 기자
2024-09-19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