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둘러싸고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시행 이후 국내 증시 이탈이 우려된다면서 금투세 시행시기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법상 금투세는 내년 1월 도입을 앞두고 있다. 정부·여당은 시장 혼란 등을 고려해 유예 기간을 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169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예정대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금투세는 주식·펀드·채권 등 금융상품 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금투세 도입 유예를 주장하는 개미들은 세 부담 때문에 상위 1~2%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도입 시기를 2년 늦추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시했다.
개미 투자자들의 반대도 만만찮다. 1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에 대한 국민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 청원은 지난달 12일 시작된 지 약 14일만에 5만명(100%)의 동의를 받아냈다. 개인 투자자들은 청원에서 “금투세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등은 부담하지 않는 개인 투자자의 ‘독박 과세’이며, 또한 거래세 폐지의 수혜자는 중개수익이 늘어날 증권사와 단기매매비중이 높은 기관, 외국인 등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 개미당원들도 ‘금투세 도입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엔 “금투세 밀어붙이면 민주당 지지 철회한다” “경기가 어려운 시점에 금투세를 도입하는 이유가 뭐냐. 유예가 민생을 챙기는 것”, “금투세가 시행되면 800만 주식인들이 분노할 것” 등 금투세 도입 반대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커뮤니티 등에서도 “(금투세를 도입하면) 민심에 반해 민주당이 스스로 불태우는 광경이 될 것”이라는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금투세 유예를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8일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는) 2년 전 여야 합의로, 심지어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직접 합의해 시행하기로 한 제도”라며 “그 근본 틀을 흔들려는 것은 옳지 않다.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며 “(금투세는) 오히려 금융투자 과정에서 손해 보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상받아 주식 하락 시기에 개미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밝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