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과학과 예술의 콜라보’…현미경을 통해 보는 달 토양 입자
(베이징=신화통신) 이제는 먼 곳에 있는 달을 망원경이 아닌 현미경을 통해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베이징의 중앙미술학원에서 최근 달 토양 과학 연구 성과라는 주제의 미술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현미경 사진 ▷이미지 융합 및 처리 ▷3차원 재구성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통해 100여 개의 달 토양 입자 사진과 영상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달 토양 입자 사진은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달 표면에서 갖고 온 1천731g의 달 샘플을 촬영한 결과물 중 하나다.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달 토양 입자
양웨이(楊蔚)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 연구원은 “달 토양 입자의 크기는 머리카락보다도 더 가늘기 때문에 첨단 현미경 장비 없이는 관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달 토양 입자에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인 양 연구원은 과학 연구를 하는 동안 달 토양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양 연구원은 “모든 사람이 달 토양 입자를 볼 수 없다”며 더 많은 사람이 달 토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달 토양을 사진으로 남기기로 결심했다.
이는 상당히 까다로운 프로젝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의 토양 입자는 너무 작아 지구의 공기 중으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양 연구원은 작은 토양 입자를 제자리에 고정한 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달 토양 입자를 부분적으로 수백 장씩 촬영한 다음 사진을 병합하는 방법을 택했다.
양 연구원은 중앙미술학원의 예술가들과 함께 협력해 사진을 미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또 중국과학원 컴퓨팅기술연구소의 엔지니어들과는 달 토양 입자를 3D로 재구성했다. 그들은 창어 5호 착륙 지역의 낮에 비춰지는 햇빛의 세기와 각도를 시뮬레이션해 달의 토양 입자가 달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도 선보였다.
가오린(高林) 중국과학원 컴퓨팅기술연구소 부연구원은 “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해 달 토양의 재구축된 3D 모델을 예술적으로 전시함으로써 대중이 달 토양 입자를 쉽게 구경하고 그 아름다움을 휴대전화 또는 컴퓨터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과학의 아름다움
강아지처럼 생긴 달 토양 사진이 전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양 연구원은 “이 특별한 토양은 응결집괴암으로 불리며 지구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달 토양 하나하나가 한때 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전했다.
그는 “강아지같이 생긴 응결집괴암을 통해 우리는 대기가 없는 달에서 작은 운석이 고속으로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작은 유리 입자를 형성한 다음 다른 광물 입자와 뭉치면서 다양하고 특이한 모양의 응결집괴암을 만들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 토양은 많은 사람에게 미스터리한 물질”이라면서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미스터리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달 토양이 보여준 과학의 매력과 예술적 감각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이는 과학자들이 확대하고 처리한 달 토양 입자가 고유한 패턴과 색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달 토양 입자가 꽃, 나비 또는 별같이 생겼다고 밝혔다.
왕이(王沂) 중앙미술학원 교사는 “이렇게 작디 작은 달 토양 입자가 크나큰 세계를 담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이는 예술과 기술의 통합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과학과 예술을 통합하기 위해 더 많이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학적 탐구는 예술적 창조를 촉진하고 반대로 예술적 상상력은 과학적 연구에 영감을 불어넣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