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을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과 함께 ‘4부 요인’을 공식 초청하는 형식이었다.
대법원장과 국회의장 공관은 모두 서울 한남동에 있는데, 윤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거리다. 거리상으론 ‘이웃사촌’인 셈이다. 헌재소장과 총리 공관은 삼청동에 있다.
윤 대통령은 김 의장에게 국회 계류중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여야 협상을 잘 중재해달라”고 정중히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첫 예산안이 끝내 법정 기한인 지난 2일 안에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연말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법인세법 개정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또 김 대법원장과 유 헌재소장에게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공감대 형성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찬은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만 관저에 초청받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적인 시각 속에 조용히 이뤄졌다.
야권 출신이 관저에 초청된 것은 처음이라는 해석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현재 당적을 가지지 않은 무소속 신분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전신 정당 소속으로 17대부터 내리 5선 국회의원을 한 중진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념과 진영에 상관없이 양식 있는 인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야권 인사들에게도 열려 있다”고 했다. 다만, 관저에서의 ‘식사 정치’는 지난 4부 요인 만찬을 이후로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라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두수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