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여성은 “엘리트 선수”며 촬영진은 이들을 “남성과 같은 방식으로 프레이밍해야 한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방송사인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가 권고해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야니스 엑사르코스 OBS 최고경영자(CEO)가 대부분 남성인 촬영 감독들에게 남녀 선수를 동등하게 담아내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엑사르코스는 “불행히도 일부 경기에서는 촬영감독이 남성과 여성 선수를 포착하는 방식에서 여전히 고정관념과 성차별이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성 선수들은 매력적이거나 섹시하다는 이유로 대회에 참가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엘리트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것”이라며 “촬영감독과 TV 편집자들이 ‘무의식적 편견’으로 인해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리 대회는 ‘완전한 성평등 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다. 전체 참가 선수 1만 500명의 남녀 비율이 50대 50으로 정해진 게 대표적이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여성 선수 참가를 처음으로 허용한 지 124년 만에 세운 또 하나의 기념비다.
IOC는 성비 균형을 위해 여성 출전 종목과 혼성 종목을 늘렸다. 육상, 복싱, 사이클 등 32개 정식 종목 중 28개 종목에서 남녀 출전 선수 수가 같다.
엑사르코스는 “스포츠계는 전통적으로 남성 경기에 중점을 둬왔다. 여자 결승전을 먼저 하고, 그 다음 남자 결승전을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의 대미는 기존의 남성 마라톤 대신 여성 마라톤이 장식할 예정이다.
OBS는 3년 전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 때 남녀 선수를 평등하게 촬영하는 지침을 세운 바 있다. 당시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이 성적 대상화에 항의한 것에 응답하면서다.
당시 엑사르코스는 “”여성 선수들이 입은 옷을 특별히 강조하는 식의 화면을 제공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촬영 가이드라인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에서의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독일 여성 기계체조 대표팀이 ‘유니타드’를 입고 출전한 일이 발단이 됐다. 유니타드는 발목까지 덮이는 전신 운동복으로 선수들의 노출로 인한 성적 대상화를 거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